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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들의 언어 습관과 서양적 사고방식의 비교

 

 

고대 서양언어는 개념을 중시한다. 가령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랑을 6가지로 분류한다. 불처럼 뜨거운 사랑 에로스(성애), 고결한 우정 필리아(형제애), 가볍게 놀고 즐기는 애정 루두스, 오래된 부부가 성숙하게 사랑하는 프라그마이다. 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악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행하는 악행(kakia), 지나친 욕망이나 열정 때문에 자신을 조절하지 못해 벌어지는 자기절제 부족(akrasia), 성스러움의 반대인 짐승 같은 성정(theoriotes)이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는 명사에 담긴 그 하나하나하나의 개념을 중심으로 명사를 운용하는 언어를 사용한다. 서구의 언어들은 단어 자체의 의미와 개념을 중시한다. 이런 방식은 현대인들이 사용하는 낱말과 낱말의 의미 차이를 보여주고 단어의 의미와 개념을 설명하는 방식의 사전과 유사하다.

그러나 동양의 언어, 예를 들면 인(仁)이 무엇인가라고 제자들이 공자에게 물으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답한다. 논어라는 책에 인(仁)이라는 말이 108번이나 나오지만 개념을 정의하고 있는 말은 하나도 없으며 전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사용된다. 예(禮)란 무엇인가라고 물어도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설명한다. 특정 단어를 개념화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단어 안에 고유한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어의 의미가 상황에 맞게 실천되고 경험되도록 설명하는 것이다.

현대적 교육을 받은 우리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단어 개념 규정 방식보다 공자식 설명방법이 더 낯설다. 동양의 언어는 비슷한 의미를 지닌 단어들을 통용하여 사용하고 특히 한자의 경우는 같은 단어도 위치에 따라 명사가 되기도 하고 동사가 되기도 하고 형용사 또는 부사가 되기도 한다. 더구나 문장의 의미를 분명하게 하기 각각 사용된 단어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방향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구조가 같은 문장을 통해서 각각의 단어들의 위치(품사)와 의미를 결정하는 언어를 사용한다. 단어의 개념보다 문장의 구조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동양의 최초의 언어사전인 <이아>를 보면 같은 의미로 통용하여 사용하는 단어들을 묶어서 공부하도록 구성되어 있고 그 단어의 구체적인 의미와 개념에 대한 설명은 없을 뿐아니라 개개 단어의 개념은 문장의 구조에서 찾고 이해되도록 훈련된다.

일반적으로 사전은 표제어가 포함되지 않는 다른 말로 설명을 하고 정의를 내린다. 그러나 고대 동양의 한자 사전인 <이아>는 공통의 의미를 갖는 동의어의 어군들을 죽 늘어놓는방식을 사용한다. 낱말과 낱말의 의미 차이를 보여주고 개념을 정의하고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같은 의미를 갖는 단어들을 모두 제시하여 그 의미를 이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동일한 의미를 지닌 단어들을 죽 늘어놓는 것은 단어의 의미나 개념을 하나하나 분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며 동시에 다른 단어로 바꾸어 쓸 수 있는 것을 뜻한다. 단어자체에 생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장에서 어떤 개념으로 사용하느냐에 의해서 단어의 의미가 생긴다. 그러므로 최초의 사전인 <이아>는 단어의 개념을 정의하고 설명하는 방식이 아닌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 단어들을 죽 늘어 놓는 방식으로 단어를 설명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아>는 오경(시경, 서경, 역경, 예기, 춘추)의 단어를 위주로 하여 오경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 졌기 때문에 모든 한자의 의미가 오경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오경(五經)을 읽은 사람들은 a에서 n에 이르는 여러 가지 낱말들이 모두 동일한 의미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발견하게 된다. 단어 자체의 개념보다는 문장 내에서 그 개념이 정의되도록 하기 때문에 하나의 단어보다는 문장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경을 읽은 사람들은 <이아>를 읽고 더 많은 깨달음을 얻지만 오경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이아>를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다. 한문은 그리스어처럼 단어 자체가 개념으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문장 구조에 의해서 다양하게 사용되면서 단어의 개념이 만들어지는 구조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대 한자는 각각의 단어를 그리스처럼 개념으로 어의의 차이를 분류하지는 않는다.

동양인들과 서양인들의 언어습관의 차이는 사고방식의 차이와 관련된다. 동양인들은 단어보다는 문장에 의해서 의미와 개념이 생기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사물 자체 보다는 관계를 중시하여 파악하고 서양인들은 단어 자체 내에 담긴 의미나 개념을 중시하므로 각각의 개체들의 속성을 중시하는 사고 습관을 갖는다.

더구나 서구의 언어 습관에는 개념의 사용과 더불어 중요한 원칙이 사용되는데 그것은 바로 동질성의 원리이다. 언어는 일대일의 대응 A=A의 원리가 적용된다. 하나의 단어는 하나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단어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동양 언어는 변화의 원리 A=∞ 가 적용된다. 변화의 원리가 적용되는 동양 언어와 동일성의 원리가 적용되는 서양언어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예를들면 우리 말의 “거시기”라는 단어는 거의 모든 명사적 의미 뿐 아니라 상황적인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거의 무한대의 의미로 사용된다. 거시기라는 말은 이 말을 사용하는 사람끼리만 아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같은 상황 속에 있지 않은 사람은 그 의미를 알 수가 없다. 또 고유명사와 같은 경우는 정말로 하나의 단어가 하나의 사물을 지칭하는 방식이지만 금강산의 경우는 봄에는 금강산, 여름은 봉래산, 가을은 풍악산, 겨울은 개골산으로 부르는 등 계절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사람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인 이름마저도 이름 이외에 아명, 자와 호 등등으로 그 사람의 본명을 피하여 다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흔한 일이다. 특히 이런 전통을 피휘라고 한다. 피휘의 전통은 일대일 대응되는 개념어와는 확연히 다른 전통이다. 오히려 일대일 대응이 되는 말은 극도로 피하는 것이 불행을 막는다고 까지 생각해 왔다. 동양 언어는 기본적으로 동일성의 원칙 보다는 변화의 원리를 더 많이 적용된다. 문화적인 맥락을 모르면 이런 전통으로부터 사용되는 다양한 단어적인 의미를 모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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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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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지기

2015.07.21
16:11:23

서양에서는 사랑을 에로스, 필리아, 루두스, 프라그마 등으로 분류하여

각 언어가 각각의 의미를 나타내지만, 동양에서는 대표적인 단어 인과 예를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고대 동양 최초의  한자 사전 <이아>는 여러 낱말들이 동일한 의미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금강산이 계절에 따라  금강, 봉래, 풍악, 개골산으로 불리어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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