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치유할 수 있는 침과 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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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은 보이는 부분(아는 부분, 감각되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모르는 부분, 감각되지 않는 부분)이 병존한다. 사물 뿐 아니라 사람도 몸도 자연도 우주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고 전지전능한 시대가 와서 인간이 모든 것에 대해서 다 이해했다고 여겨지는 시대가 온다고 해도....혹시 가능할지도 모르고 또 혹시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모든 사물은 보이는 부분(아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모르는 부분)으로 이루어진 것은 변할 수가 없는 진리이다.

그런데 실상 우리는 보이는 부분(혹은 아는 부분)만이 가치가 있고, 보이지 않는 부분은 가치 없는 것으로 간주하도록 만든다. 보이는 부분에 대한 강조는 자주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무시로 나타난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전제마져도 무시된다. 과학적 지식이란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보이도록 만든 것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의 존재는 과학의 존재이유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과학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보이지 않는 부분을 없는 것으로 간주하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주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배려는 과학적 연구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고 인간의 우주에 대한 배려이고 인간의 인간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부분, 밝혀지지 않는 부분을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태도는 세계의 실상을 없애버리려는 태도이지만 밝혀지지 않는 것,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배려는 인간을 더욱 가치롭게 만든다. 사람들은 아주 쉽게 모르는 부분이나 보이지 않는 부분은 무시함으로써 ‘효율’을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더 많은 댓가를 지불하게 된다.

동양의학은 사실 보이지 않는 부분을 정리하여 만들어진 의학이다. 사실 경락은 실재하지 않는다. 경락이 실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경락이란 인체의 비어있는 공간이다. 경락은 인체의 기혈이 지나다니는 통로라고 말하기 때문에 경락은 실체를 가진 물질적인 존재라기보다는 비어있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기능으로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몸에서 일어나는 유기적인 반응들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이를 정리하여 하나의 체계를 세워 보이지 않는 부분의 질서를 세운 것이 경락인 셈이다.

동양의학에서 눈에 보이는 부분에 기반하여 설명하는 분야는 경락학이라기 보다는 장부학설이다, 장부학설도 물론 보이지 않는 부분을 일부 포함하지만 경락처럼 보이지 않는 기운에 대한 것을 주로 한다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장부를 기반으로 설명한다. 동양의학자들 중에는 현대과학의 영향아래에서 보이지 않는 경락학이나 오행 같은 것은 없다고 주장하는 교수들이나 한의사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중시하여 만들어진 경락체계를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현대의학적인 사고방식으로 재단하려는 어리석은 처사이다. 보이는 것만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재단하는 일은 서양의학에서도 위험천만한 태도인데 하물며 동양의학에서랴

서양의학은 생물학이라는 자연과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생물학에서도 아직 모든 생물의 매커니즘을 다 밝혀내지 못했고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도 당연히 모든 것을 다 모른다. 이미 알려진 도는 밝혀진 몇몇 정보를 가지고 인간을 수술하고 치료약을 당분간 쓸 뿐이지 영원한 치료방법도 아니다. 또 몇 년이 지나면 지금 최선의 것들이 의미 없는 것들로 바뀔 것이다. 새로운 정보가 나타나면서 기존의 방식들은 비판받거나 일부 제한적으로 사용되거나 없어진 것이 서양의학의 발전사가 아니던가. 모르는 부분, 새로 밝혀질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우리인간의 지식으로서 할 수밖에 없는 최선을 다하는 것일뿐이라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의학적인 기술, 지식을 사용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것, 모르는 것에 대해서 현재 과학적인 방법으로 밝혀지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재단하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보이지 않는 것, 모르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과학이 시작되듯이, 의학도 당연히 보이지 않는 것,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할 때 보다 더 인간적이고 우주적인 배려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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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3.05.08
10: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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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이

2013.05.08
16:41:52

보이지 않는 것을 볼수 있는 깊은 통찰의 눈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같습니다.

 

최정철

2013.05.29
14:34:29

과학은 보이지않는 것 모르는 것에 대해 비과학이라고 처리하지요. 가능성은 무조건 배제합니다.

그러면서도 인류의 기원하여 틀린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사진과 사연을 교과서에 과학으로 남깁니다. 어떤 것이 진면목일까요

호연지기

2015.06.11
13:13:03

노자의 도덕경 1장  道可道 非常, 名可名 非常名이 생각나는 글입니다

우리 모두는 경험과 지식의 한계로,  모르거나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有識者, 無識者를 불구하고,  고의로 그 사실을 애써 간과하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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